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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문화적, 상업적 변화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으로서 홍대앞을 조명

독립문화, 클럽문화 등 문화적으로 무장된 홍대스러움의 의미를 찾아 밀착 조사

역사적 변화·상업공간·문화의 다양성 및 변화 등 홍대 앞의 지나온 발자취 기록

서울역사박물관 2017 서울생활문화자료조사, 홍대앞 서울의 문화발전소』 발 간

‘홍대앞을 간다’는 것은 서울에서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찾는 동네를 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기에 따라 홍대앞 일대는 새로운 계층과 부류가 유입되면서 지역의 성격을 변화시켜왔다. 주거지에서 독립문화 공간, 서울의 대표적인 관광지, 그리고 현재 대규모 자본으로 무장한 상업공간까지 그럼에도 끊임없이 유지되는 ‘홍대 문화’라는 의미성은 무엇일까?


서울역사박물관은 2006년부터 서울의 지역조사를 10년 넘게 지속해왔으며, 2017년에는 서울시립대학교(연구책임: 남기범)와 공동으로 홍대앞 서울생활문화자료조사 진행했으며, 그 결과를 담은『홍대앞 서울의 문화발전소』보고서를 발간하였다고 밝혔다.

홍대앞의 역사적 변화 : 주거지에서 성장한 문화예술 공간

고급주거지에서 홍익대학교의 영향으로 미술문화라는 장소성 부각

홍대앞은 당인리 화력발전소로 무연탄을 운반하는 당인선 철길을 따라 일제강점기 형성된 지역으로 해방이후 시행된 서교토지구획정리사업으로 주거지가 조성되었다. 당시에는 중산층 이상이 거주하는 고급주거지로서 인기를 끌었다. 1955년 홍익대학교의 이전으로 이 일대는 대학가를 이루었고 미술대학의 성장으로 1970년대부터 미술문화라는 장소성이 만들어졌다. 이후 미대생들의 작업실 문화가 확장된 독창적이고 다양한 문화적 실험들이 탄생하여 1993년 건전한 대학문화 거리 조성을 위한 ‘거리미술전’이 시행되었고, 거리에는 예술적 분위기가 넘쳐났다.

클럽데이 개최와 홍대앞의 성장과 쇠퇴

1990년 이후 댄스클럽과 라이브클럽이 홍대앞에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클럽들은 획일화된 대중문화가 아닌, 새롭고 대안적인 놀이문화를 찾던 이들의 문화해방구이자 놀이터역할을 했다. 대표적으로 ‘드럭’은 록음악 전용 감상실로 ‘크라잉넛’ 등 언더그라운드 밴드들의 공연장소였고, 1992년 개점한 ‘스카(SKA)’는 록카페형 댄스클럽의 시초로 현재까지도 유지되고 있다. 그리고 2002년 한일월드컵을 기점으로 클럽문화는 외국인들을 위한 관광상품으로 선정되어 2001년부터 개최된 클럽데이 행사가 유래없는 성황을 이루었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부터 홍대앞에 자리잡은 현대식 인테리어로 구비된 카페와 대규모 클럽, 독창적인 숍 등은 상업적 자본과 결합하여 소비위주의 상업문화를 만들어냈으며, 그 외 지하철 6호선 및 2010년 경의중앙선, 공항철도의 개통으로 몰려드는 외국인 관광객 등 유동인구의 수가 늘어나면서 홍대앞은 점차 상업화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홍대앞 상업공간의 구성과 범모

홍대앞 상업문화의 변화

홍대앞의 상업화 과정 초기인 1기(1990년대)에는 상업·문화적 발전이 병진하는 행태를 보인다. 고급카페 및 음식점, 세련된 프랜차이즈 점포 등이 홍대의 장소성을 형성하는 시기이며, 동시에 독립문화, 대안공간, 인디 레이블 등이 더불어 성장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홍대 상업화 2기(2000~2010년)에는 “걷고싶은거리” 사업 등 공공의 지원이 증가하며 홍대앞이 대중적으로 유명해진 시기다. 이 시기부터 홍대앞 장소의 성격이 인디문화에서 상업 공간으로 변화되기 시작했고, 상업과 문화 공간의 갈등이 전개되기 시작했다.

홍대 상업화 3기(2011년 이후)에는 공항철도가 개통된 2010년 이후 홍대앞에 유동인구가 증가하였고, 그 결과 음식점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동시에 외국인 관광객이 유입되며, 급격한 상업화와 자본화를 마주하게 된된다. 이 시기는 그나마 남아있던 홍대앞 예술문화와 인디문화가 가파르게 위축된 시기이며 젠트리피케이션과 투어리스피케이션 등 과잉관광화(overtourism)가 확산된 시기다.

홍대앞 일대의 지역성을 COOL, HOT, HIP으로 구분하여 조사

홍대앞의 공간적 성격의 변화와 상업화 양상을 더 명확하고 세밀하게 파악아기 위해 ‘쿨 COOL’, ‘핫 HOT’, ‘힙 HIP’으로 나누어 홍대앞을 조사하였다. Cool지역은 주거-상업이 혼용된 공간으로 동교동 삼거리, 경의선 책거리, 산울림 소극장, 커피프린스 1호점 등이 있는 곳이며, 미술학원, 게스트하우스, 의류매장, 음식점 등이 다수 분포, 홍대 학생 및 미대입시생들의 하숙집 밀집지역으로 유명하다.

Hot지역은 전형적인 상업화의 장소로 주로 10~20대의 거리이다. 홍대입구역 9번 출구(청기와 사거리)에서 홍대 정문(놀이터), 걷고싶은거리를 지나 서교365까지의 거리로 과거부터 상권이 발달된 지역으로 현재는 프랜차이즈 상권 밀집지역이다. Hip지역은 새로운 트렌드를 창출하는 홍대앞의 확장지역으로 주로 20~30대의 거리이다. 삼거리포차, 밤과 음악사이, 극동방송국, 피카소거리 등과 트렌디한 카페, 주점, 공연장, 의류 및 액세서리 매장 등이 입지하고 있다. 과거 넓은 마당을 가진 단독주택 중심 지역이며, 락카페와 홍대앞의 카페문화가 시작된 지역으로 대안문화와 하위문화의 발상지의 특성을 담지하고 있다.

홍대앞 문화의 다양성과 변화

홍대앞 작업실 문화의 확장

홍익대 미대생과 건축학도들은 주로 망원동과 청기와주유소 일대 주택 차고나 지하실을 작업실로 이용하였으나 1984년 홍수를 겪으면서 와우산 일대로 옮겨오게 된다. 임대료가 싼 지역적 특징으로 108작업실(100만원 보증금에 월세 8만원), 208화실 등의 이름으로 불리웠다. 이후 작업실은 입시생들을 위한 공간, 예술가들의 교류 장소로도 활용되었고 독립문화가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홍대앞 임대료 상승으로 인해 점차 임대료가 싼 상수동, 합정동 등 인근으로 이동했다.

독립문화와 클럽문화의 번성

홍익대학교 미대를 중심으로 한 자유롭고 창의적인 분위기와 작업실 문화에서 확장된 예술가들의 클럽모임이 형성되어 독자적인 문화가 생성되는데 이것이 발전되어 독립문화를 이루게 된다. 이들은 대중적인 문화가 아닌 비주류의 음악과 예술의 취향을 지닌 부류들로 독특한 문화를 형성하였고, 이런 분위기는 클럽이 번성할 수 있는 기반을 이루었다. 홍대앞 클럽에 가면 다른 곳에서 접할 수 없는 음악과 공연이 있었고, 비슷한 감성을 지닌 동호회나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클럽문화가 성장해 나갔다.

경의선 책거리

경의선 책거리는 마포구청의 주도로 경의선 숲길에 조성된 책 문화 공간이다. 3600여 개의 출판사가 인접한 특성을 살려 경의선 폐선 부지를 활용해 책관련 다양한 행사를 펼치고 있다. 버려진 공간활용이라는 도시재생의 개념과 도서문화 전승이라는 문화적인 의미가 혼합된 개념으로 인근 주민에게도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걷고싶은거리와 서교365

홍대앞 걷고싶은거리에서 서교365는 젊은이들이 모이는 대표적인 장소이다. 서교365는 당인리선 철길을 따라 지어진 가건물로 지번이 서교동 365번지라 ‘서교365’라 불린다. 과거에는 걷고싶은거리까지 쭉 이어져 있었으나 2000년대 초반 거리정비사업으로 가건물이 헐리고 넓어진 걷고싶은거리가 탄생되었다. 이곳은 버스킹을 즐비는 사람들로 늘 북적이며, 서교365에는 독특한 분위기의 점포들로 가득 차 있다.

한편, 10년 넘는 클럽데이 기록을 정리_홍대앞 클럽데이 아카이브

2001년 3월부터 2011년까지 약 10년 넘게 진행된 클럽데이에 대한 기록을 당시의 진행과정, 사진, 포스터와 홍보물 등으로 아카이브하여 별도의 책자로 발간하였다. 클럽데이를 이끌던 공간문화협회의 최정한 대표가 주축이 되어 내용을 정리하고 아카이브 작업을 맡았다.

홍대앞 사람들과 삶

동교동 토박이, 호미화방, 리치몬드과자점, 산울림소극장, 서교시장 상인, 홍대생 등 총 12명의 구술조사

홍대앞을 삶의 터전으로 삼아 살아온 12명을 선정하여 생애사 구술조사를 시행하였다. 이 일대가 농촌이던 시절부터 살아온 최성태의 구술을 통해 당굿을 지내던 풍경과 윗잔다리, 아랫잔다리, 정주웅덩이 등 옛 지명에 담긴 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 또한 지금은 쇠락한 서교시장의 성덕참기름의 이야기에서는 재래시장의 모습을 읽을 수 있었으며, 홍대앞을 대표하는 상점인 호미화방, 리치몬드과자점, 산울림소극장 대표의 인터뷰를 통해 홍대앞의 발전과 함께 번창하는 과정을 들을 수 있었다.

예전 밤동산에서 10월 상달에 큰 당굿도 열렸지.(동교동 토박이, 최성태)

여기가 프랑스 몽마르트 거리보다 더 멋진 동네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호미화방 대표 조석현)

90년대 홍대앞은 젊음의 공간이자 젠트리피케이션의 시작이었죠.(홍대 졸업생 김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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